썰썰썰/프랑켄슈타인(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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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앙빅?빅앙?] 앙리 과거이야기
앙리 뒤프레, 그에게 어릴적 기억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나마 남아있는 기억들 중 대부분은 맞고 있던 것 뿐이었다. 어릴 때의 그는 늘 맞고 있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원에 맡겨졌고, 기억을 할 수 있을 때쯤엔 고아원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가 있던 고아원의 원장은 겉으로는 아주 상냥하고, 바른 사람이었다. 아이들을 사랑했고 사람들에게 인자했으며,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하지만 고아원에서는 전혀 달랐다. 그는 무슨 일이 있으면 늘 손을 올리곤 했다. 그는 그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훈육을 선택했다. 훈육이란 이름의 폭력은 자비도, 한낱 양심도 없었다. 그 커다랗고 묵직한 손은 매섭게 다가와 앙리의 얼굴과 팔, 등과 다리 등을 사정없이 구타했다. 어린 그는 ..
2015.01.21 -
[프랑켄슈타인/앙빅앙]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빅터, 괜찮아. —나는, 네 꿈을 위해 죽을 거야. —…안녕, 빅터. “아아아아악!!!” 넓은 방안에 외마디 비명이 울렸다. 비명의 주인공은 누워있던 상체를 벌떡 일으키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컴컴한 방 안에는 숨소리만이 들리고 있었다. 그 때, 벌컥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빅터, 무슨 일인가?!” “…앙리…앙리, 앙리….” 빅터는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앙리의 이름만 쉼 없이 불러댔다. 빅터의 얼굴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겁에 질린 목소리였다. 아마, 얼굴도 형용할 수 없는 공포로 얼룩져 있겠지. 앙리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그의 침대에 살짝 걸터앉았다.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빅터가 힘없이 끌려왔고, 앙리가 그의 머리를 ..
2014.09.16 -
[프랑켄슈타인,앙리(조금 앙리빅터?)] 두도시x프랑켄 크로스오버.
(*두도시이야기 엔딩스포주의)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머릿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를 꼭 안아줘. 낯익은 목소리가 계속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낯설지 않은 목소리는 내 신경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나를 보내줘. 이게 나의 선택.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나의 목소리였다. 틀림없었다. 내가 말하고 있었다. 깜깜했던 내 시야가 환해지며 어떤 남자가 보였다. 남자는, 나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얼굴을 하고, 나와 같은 목소리를 갖고 있는 남자는 웃고 있었다. 평온하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울고 있었다.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남자는 울고 있었다. —‘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됐겠죠?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당신이 나에게 그랬듯, 나도 당신을..
2014.08.06 -
[프랑켄슈타인/괴물] 쏟아지는 폭우, 차가운 시체.
쏟아지는 폭우, 차가운 시체. “…비가 와.” 괴물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쇠를 긁는 듯 한 낮은 소리는 비때문인지 더 크고 낮게 울렸다. 이미 폐가가 되어버린 집 안에서 괴물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미친 듯 쏟아지는 폭우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비뿐이었다. 창밖을 보던 괴물이 팔을 들어 올렸다. 괴물의 팔은 피에 젖어 붉게 변해있었다. 팔이 창밖으로 나가 비에 젖기 시작했다. 폭우 때문에 팔은 금방 젖어들었다. 금세 축축해져버린 코트와 손끝에서 핏빛 물방울이 떨어졌다. “…나는 비가 싫어.” 창밖을 향해있던 시선을 바닥으로 돌렸다. 바닥엔 눈을 감은 남자가 누워있었다. 정확히는 눈을 감은 시체였다. 이미 죽은 지 꽤 된 듯 체온은 식어버려 차가워져있었다. 목 부분이 피에 젖..
2014.07.25 -
[프랑켄슈타인/빅터앙리]새장 속 태양
16. 갈증 그러면 너무나 외로울 것 같았다. 얇은 손목과 발목 죄책감 “어디 갔다 왔어!!!” 큰 소리가 성 안을 울렸다. 조용히 집안일을 하고 있던 룽게도, 문을 닫고 들어오던 앙리도 놀란 눈으로 그 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보았으나 정작 장본인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앙리가 소리 때문에 놀라 못 닫은 문을 닫으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빅터 자네, 왜 이리 화가 났나. 응?” “어디 갔다 왔냐고 물었어. 앙리, 대답해!” 빅터는 매우 화가 난 것 같았다. 일그러진 표정과 흥분한 어조가 그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빅터가 문 앞에 서있는 앙리에게 다가갔다. 앙리의 코앞에서 화를 내는 모습이 마치 으르렁거리는 늑대 같았다. 앙리가 달래려는 듯 상냥하게 말해 봐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
2014.07.25 -
[프랑켄슈타인/앙리] 악몽, 마지막.
(생략) 설령 나의 사형 날까지 네가 오지 않더라도, 너를 보지 못하더라도 상관없었다. 네가 살아있다면 그걸로 나는 행복했다. 처음 만난 날, 네가 나를 살렸으니 이번엔 내 차례였다. 내가 너를 살릴 차례였다. ―앙리 뒤프레는 죄가 없습니다! 그 것은 전부 제가 한 짓입니다! ―제가 장의사를 죽였습니다. 월터는 장의사의 손에 살해당한 겁니다! ―재판장님, 제발 재조사를 해주십시오. 앙리 뒤프레는 죄가 없습니다. 다 제 죄를 뒤집어쓴 겁니다! 어느 날, 재판이 열렸다. 네가 재판장에게 소리쳤다. 다 내가 한 짓이라고. 내 짓이라고. 그렇게 소리쳤다. 하지만 들어주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네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나는 한 구석에서 그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네가 소리치는 것을 묵묵히 바..
2014.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