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썰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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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스가] 시작과 끝의 세계 -2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 http://shmm.tistory.com/88 이 글에서 이어집니다. *BGM은 1편과 같은 것으로 들으면서 보시길 권장합니다. (자동재생X. 플레이버튼을 눌러주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그곳은 여전히 똑같았다. 제법 오랜 시간을 떠나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곳은 오이카와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다.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여기로 돌아오면서 자신이 속해있던 팀의 감독님에게 연락을 해둔 상태였다. 그는 그의 연락을 흔쾌히 받았고, 돌아와도 좋다는 말까지 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며 연락을 끊었고 그렇게 오이카와는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에 돌아올 수 있었다. 감독님과 만나 다시 입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다시 선수로 ..
2016.06.02 -
[오이스가] 인어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인어를 조심해라. 아름다움에 혹해서 다가갔다간 저주를 받을 거야. 그가 어렸을 때부터 귀에 박히고 박히게 들은 말이었다. 걷기 시작할 때쯤부터 그의 부모는 그렇게 말했다. 그의 나라에선 ‘인어’라는 존재는 사람들을 유혹해서 익사시키거나, 저주를 내리는 불길한 생물체였다. 하지만 그는 그다지 귀담아 듣지 않았다. 여기에 인어가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생각했다. 그야 당연히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은 거의 대부분이 전설 같은 것이었으니까. 그를 만나기 전까진. “……너, 인어야?” 오이카와는 떨리는 손으로 바위에 앉아있는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날은 자신을 보호하는 사람들을 따돌리고 몰래 바닷가로 산책을 나온 날이었다. 오이카와는 밤의 바다를 좋아했다. 어딘지 ..
2016.05.29 -
[오이스가] 고백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오이카와 토오루, 스가와라 코우시. 그 둘에게 접점이라곤 오로지 ‘배구’하나 뿐이었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 경쟁하던 상대. 말하자면 숙명의 라이벌, 같은 존재일까. 정확히 말하자면 서로가 속해있는 팀 아오바죠사이와 카라스노의 관계성이 그렇다는 것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숙명의 라이벌에 가까운 것은 오이카와 토오루와 스가와라 코우시가 아닌 카게야마 토비오였다는 것 정도? 오이카와에게 스가와라는 ‘상쾌하지 못한 서브를 하는 상쾌군’이었고, 스가와라에게 오이카와는 ‘실력이 뛰어난 아오바죠사이의 세터이자 주장’이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기억 속에 남았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진. *** “스가쨩, 오늘 서점 갈 거지? 오이카와씨도 갈래!” “왜..
2016.05.22 -
[오이스가] 시작과 끝의 세계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BGM들으시면서 보시길! :) ) —좋아해. 그 한마디로 시작했던 너와의 연애는 그야말로 행복 그 자체였다. 눈을 떠서 다시 감을 때까지 너만을 생각했다. 머릿속에 너 하나로 가득해서 다른 것들은 돌아볼 여유도, 생각도 들지 않았다. 너라는 사람이 나의 머릿속을 채우고, 나의 세계를 변화시켜갔다. 너는 나에게 내려온 천사였다. 그렇기에 나는 너를 있는 힘껏 사랑하기로 했다. “스가쨩. 떠나자. 같이 살자.” “뭐?” “예쁜 초승달모양의 섬이야. 거기 바닷가에 있는 마을인데, 밤엔 등대도 있어서 바다경치가 정말 끝내준다구.” 너는 나와 떠나고 싶어 했다. 너는 이미 하나부터 열까지 계획을 다 짜놓은 듯했다. 이건, 그래. 프러포즈였다. 내가 벙찐 얼굴로 설마 ..
2016.05.17 -
[오이스가] 달이 빛나는 밤에.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이것도 아냐. 이런 게 아니야.”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원고파일이 망설임 없이 휴지통에 버려졌다. 환하게 켜져 있는 모니터엔 또 다시 빈 화면만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얼른 타자를 두들기길 보채듯 하얀 화면에 커서만이 계속 깜빡였다. 깜빡, 깜빡, 깜빡. 스가와라는 결국 쓰고 있던 안경을 컴퓨터 옆에 벗어놓으며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이러다가 쓸 수나 있을까?” 스가와라는 낮은 한숨과 함께 내뱉었다. 땅을 뚫을 만큼 우울한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마른세수를 하고 다시금 화면을 쳐다보았지만 생각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이런 걸 슬럼프라고 하는 걸까? 책을 낸지 약 두어 달이 좀 지난 후였다. 편집..
2016.05.12 -
[오이스가] 10cm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어느 샌가부터, 그래. 어느 새부터 일까.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그가 그의 시야에 있었던 것은. 늘 고개를 돌리면 그가 있었다. 처음엔 당연히 의아했다. 그, 스가와라는 여기 있으면 안 될 인물이 보임에 의문을 표하곤 했다. 대체, 저 남자가 왜 여기 있는 걸까? 그, 오이카와는 같은 학교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한 친구도 아니었다. 근데 오이카와는 스가와라의 눈에 자주 보였다. 아니, 거의 매일이 맞는 걸까. 오이카와는 그만큼 스가와라의 주변에서 보이고 있었다. 카라스노 고등학교 근처의 공원. 처음 그를 봤을 때 했던 것은 무시였다. 스가와라는 오이카와를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지만 오이카와가 기억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오이카와를 보게 된 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201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