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썰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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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괴물빅터] 당신에게.
—…어나…. —……일어나…. —……제발…일어나. 누구야. 누가 날 부르는 거지. 목소리가 들렸다. 띄엄띄엄 들려오는 흐릿한 목소리. 어둠속에서 들려오는 애절하고도 안타까운 목소리에 가슴이 쓰렸다. 그 목소리에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 분명 낯선 목소리인데도 아팠다. 심장께가 계속 아팠다. 낯선 목소리가 계속 불렀다. 일어나, 일어나. 낯선 목소리임에도 낯익은 느낌에 눈을 떠야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눈꺼풀은 매우 무거웠다. 들어지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목소리를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감정을 뭐라고 형용하지 못한채 그저 아파했다. 왜. 왜. 대체 어째서. 당신은 누군데 날 이토록 아프게 만드는가. “…여긴 아무도 들어와선 안돼!”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낯선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멀어진 목..
2014.05.04 -
시백준혁시백 소설본 샘플
시백준혁시백 소설본 '우산' 샘플입니다. —아, 그래. 그 날도 이렇게 비가 왔었던 것 같다. 이미 진한 회색빛으로 뒤덮인 하늘에서는 하염없이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셔터가 내려져있는 어느 가게 앞에 서있던 그는 정신없이 쏟아지는 비에 이미 외투는 반쯤 젖어있었고, 새하얗던 도복바지도 지금의 하늘처럼 짙은 회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발에 못을 박은 듯 계속 그 자리에 서있었다. 조금 쌀쌀한 듯 몸을 살짝 떨며 두 손으로 들고 있던 우산손잡이를 오른손에 고쳐 쥐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왼팔을 폈다. 앞으로 쭉 내밀자 우산 밖으로 손가락 끝이 튀어나왔다. 우산 밖에 내밀어진 손가락들도 천천히 비에 젖어가고 있었다. “…선생님.” 뿌연 입김이 허공에 흩어졌다. 그가 눈앞에 있는 가게를 보며 선생님, 선..
2014.01.27 -
빌헬름이 나오지 않아
"와, 정말 오랜만에 오셨네요. 아가씨."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아무튼 자, 티켓이에요." "오늘은 예전같지 않게 꽤 많은 양이네요?" "예전과는 조금 사정이 달라졌거든요. 아무튼 돌려주세요. 빨리." 보채는 듯한 지시자의 말투에 브라우는 건네받은 티켓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는 몇가지 아이템들과 들어온지 얼마 안된 듯한 전사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온통 분홍색으로 치장한 어린 소녀부터 무언가 관록이 느껴지는 할아버지, 나르시스트 청년, 언뜻보면 성별을 알 수 없는 소년, 제복을 단정하게 갖춰입은 청년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그 들은 일제히 브라우가 들어오자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러분들, 슬슬 움직여주실 시간이에요. 지시자님이 오셨거든요." 브라우의 한..
201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