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썰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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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스가] 여름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훌쩍, 훌쩍. —오이카와, 그만 울어. 자꾸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준대. —하지만…. —괜찮아. 괜찮을 거야. 내가 이렇게 손잡고 있잖아. 응? 토오루? —응. 알았어, 스가쨩. 어렸을 때의 우리는 늘 손을 잡고 있었다. 주로 오이카와의 손을 내가 잡아서 가곤 했다. 내가 손을 잡으면 오이카와는 웃으며 따라와 주었고 나는 그것이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손을 잡고 있는 것은 더운 여름에도 마찬가지였고, 손에서 땀이 나도 손을 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좋았고, 우린 그만큼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였다. —스가쨩, 빨리! 빨리 집에 가서 에어컨! —오이카와! 좀 천천히 가. 팔 빠지겠어. —그치만 너무 더운걸. 빨리 집에 가고 싶어. —알았어, 알았어. 중학교. ..
2016.07.30 -
[오이스가] 신기루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사망소재주의 나는 늘 스가와라 코우시와 함께였다. 그리고, 지금도. “오이카와, 연습 끝나고 애들이랑 같이 뭐 먹으러 가자.” “아니, 미안해. 오늘은 데이트 있거든!” “데이트?” “응, 스가쨩이랑 데이트할거야.” 오이카와의 말에 그와 대화를 하던 이와이즈미도, 그것을 지켜보던 마츠카와도, 하나마키도, 그 대답에 입을 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보통 때라면 또 연애질이냐? 했을 팀원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오이카와는 얼굴에 작은 의아함을 띄웠다. 왜 아무 말도 안 해? 오이카와의 말에 그제야 오이카와를 보던 모두가 아, 아, 그래. 하며 끝을 얼버무렸다. 이와이즈미마저 가만히 있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오이카와였지만, 이내 시선을 돌렸다. 지금은 스가와라와의 ..
2016.07.10 -
[오이스가] 손톱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스가와라는 늘 손톱을 다듬고 있었다. 설령, 매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이카와가 보기엔 그랬다. 오이카와가 볼 때마다 늘 손톱을 다듬고 있었다. 하나하나 섬세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서 누가 봐도 흠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왜 저렇게 열심히 다듬지? 오이카와는 생각했다. 처음엔, 별 생각 없었다. 그저 세터니까 그러는 거겠지. 그러다가 그가 출전을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나선, 교체할 때를 대비하는 건가? 하지만 이번엔 경기에 출전도 안했잖아.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가와라는 거의 벤치에만 앉아있었다. 자신의 후배인 카게야마가 경기하는 것을 보며, 그 깔끔한 손톱으로 응원하고 또 응원하고, 중간에 멤버들에게 물통을 준다거나, 끝나..
2016.07.03 -
[오이스가] 생일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최악. 이 단어야말로 지금을 말해주는 가장 적합한 단어라고, 스가와라 코우시는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지금이 아니라 오늘 하루 종일 이 단어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 그거 진짜 싫은데. 작게 중얼거리며 책상위에 엎드렸다. 다들 떠들썩하게 밥을 먹는 점심시간이지만 스가와라는 그저 텅 빈 책상에 엎드려있을 뿐이었다. “…왜, 하필 생일날 이러는 거야.” 낮게 내뱉어지는 한숨이 스가와라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을 다시금 내쉬며 스가와라는 오늘 일을 떠올렸다. 오늘의 시작은,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부터였다.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열어 연락을 확인했는데, 첫 문자가 오이카와였다. 연인이었던 그에게 연락이 오는..
2016.06.12 -
[오이스가]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BGM: 김윤아-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달칵, 현관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어둠속에서 스가와라는 능숙하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두고 걸어 들어와 주변을 살폈다. 거실, 주방, 방 2개.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거실의 불을 켰다. 당연히 없어야지. 빠져나갈 시간주려고 늦게 들어왔는데, 있으면 곤란해. 스가와라는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자신의 가방을 방 옆에 내려두고 기지개를 폈다. 마치 작은 맹수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것과 닮아있었다. 음, 오늘은 몇 개나 되나 맞춰볼까? 스가와라는 생각을 끝내고 입 꼬리를 당겨 웃었다. 현관문 끝부터 한걸음, 한걸음 걷기 시작했다. TV옆에 하나, 소파 구석에 하나, 커튼봉 옆에 하나, 방문 옆에도 하..
2016.06.08 -
[오이스가] 캠퍼스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BGM. 페퍼톤스-캠퍼스커플) “조교님! 이거 복사 좀 해주실래요?” “오이카와. 너, 오늘만 여기 몇 번째 오는지 알아?” “아마 지금까지 6번일걸요?” 그 태연스러운 말에 스가와라는 결국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그가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내쉬었지만 문 앞에 서있던 오이카와는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장난기가 담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조교님, 한숨 쉬면 늙는대요. 복도 달아난다잖아요. 그러니까 한숨 쉬지 말아요.” 저거, 분명히 고의다. 한숨의 이유도 알고 있을 것이다. 스가와라는 오이카와를 슬쩍 째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그를 보며 오이카와는 그저 입 꼬리를 당겨 웃을 뿐이었다. 이거 복사 해달라니까요? 뻔뻔스레 내미는 종이를 한..
201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