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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스가] 생일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최악. 이 단어야말로 지금을 말해주는 가장 적합한 단어라고, 스가와라 코우시는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지금이 아니라 오늘 하루 종일 이 단어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 그거 진짜 싫은데. 작게 중얼거리며 책상위에 엎드렸다. 다들 떠들썩하게 밥을 먹는 점심시간이지만 스가와라는 그저 텅 빈 책상에 엎드려있을 뿐이었다. “…왜, 하필 생일날 이러는 거야.” 낮게 내뱉어지는 한숨이 스가와라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을 다시금 내쉬며 스가와라는 오늘 일을 떠올렸다. 오늘의 시작은,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부터였다.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열어 연락을 확인했는데, 첫 문자가 오이카와였다. 연인이었던 그에게 연락이 오는..
2016.06.12 -
[오이스가]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BGM: 김윤아-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달칵, 현관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어둠속에서 스가와라는 능숙하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두고 걸어 들어와 주변을 살폈다. 거실, 주방, 방 2개.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거실의 불을 켰다. 당연히 없어야지. 빠져나갈 시간주려고 늦게 들어왔는데, 있으면 곤란해. 스가와라는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자신의 가방을 방 옆에 내려두고 기지개를 폈다. 마치 작은 맹수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것과 닮아있었다. 음, 오늘은 몇 개나 되나 맞춰볼까? 스가와라는 생각을 끝내고 입 꼬리를 당겨 웃었다. 현관문 끝부터 한걸음, 한걸음 걷기 시작했다. TV옆에 하나, 소파 구석에 하나, 커튼봉 옆에 하나, 방문 옆에도 하..
2016.06.08 -
[오이스가] 캠퍼스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BGM. 페퍼톤스-캠퍼스커플) “조교님! 이거 복사 좀 해주실래요?” “오이카와. 너, 오늘만 여기 몇 번째 오는지 알아?” “아마 지금까지 6번일걸요?” 그 태연스러운 말에 스가와라는 결국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그가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내쉬었지만 문 앞에 서있던 오이카와는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장난기가 담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조교님, 한숨 쉬면 늙는대요. 복도 달아난다잖아요. 그러니까 한숨 쉬지 말아요.” 저거, 분명히 고의다. 한숨의 이유도 알고 있을 것이다. 스가와라는 오이카와를 슬쩍 째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그를 보며 오이카와는 그저 입 꼬리를 당겨 웃을 뿐이었다. 이거 복사 해달라니까요? 뻔뻔스레 내미는 종이를 한..
2016.06.05 -
[오이스가] 시작과 끝의 세계 -2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 http://shmm.tistory.com/88 이 글에서 이어집니다. *BGM은 1편과 같은 것으로 들으면서 보시길 권장합니다. (자동재생X. 플레이버튼을 눌러주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그곳은 여전히 똑같았다. 제법 오랜 시간을 떠나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곳은 오이카와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다.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여기로 돌아오면서 자신이 속해있던 팀의 감독님에게 연락을 해둔 상태였다. 그는 그의 연락을 흔쾌히 받았고, 돌아와도 좋다는 말까지 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며 연락을 끊었고 그렇게 오이카와는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에 돌아올 수 있었다. 감독님과 만나 다시 입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다시 선수로 ..
2016.06.02 -
[오이스가] 인어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인어를 조심해라. 아름다움에 혹해서 다가갔다간 저주를 받을 거야. 그가 어렸을 때부터 귀에 박히고 박히게 들은 말이었다. 걷기 시작할 때쯤부터 그의 부모는 그렇게 말했다. 그의 나라에선 ‘인어’라는 존재는 사람들을 유혹해서 익사시키거나, 저주를 내리는 불길한 생물체였다. 하지만 그는 그다지 귀담아 듣지 않았다. 여기에 인어가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생각했다. 그야 당연히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은 거의 대부분이 전설 같은 것이었으니까. 그를 만나기 전까진. “……너, 인어야?” 오이카와는 떨리는 손으로 바위에 앉아있는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날은 자신을 보호하는 사람들을 따돌리고 몰래 바닷가로 산책을 나온 날이었다. 오이카와는 밤의 바다를 좋아했다. 어딘지 ..
2016.05.29 -
[오이스가] 고백
[오이스가]오이카와 토오루x스가와라 코우시 오이카와 토오루, 스가와라 코우시. 그 둘에게 접점이라곤 오로지 ‘배구’하나 뿐이었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 경쟁하던 상대. 말하자면 숙명의 라이벌, 같은 존재일까. 정확히 말하자면 서로가 속해있는 팀 아오바죠사이와 카라스노의 관계성이 그렇다는 것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숙명의 라이벌에 가까운 것은 오이카와 토오루와 스가와라 코우시가 아닌 카게야마 토비오였다는 것 정도? 오이카와에게 스가와라는 ‘상쾌하지 못한 서브를 하는 상쾌군’이었고, 스가와라에게 오이카와는 ‘실력이 뛰어난 아오바죠사이의 세터이자 주장’이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기억 속에 남았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진. *** “스가쨩, 오늘 서점 갈 거지? 오이카와씨도 갈래!” “왜..
2016.05.22